Ep 22. 류호의 처소 안, 팔짱을 끼고 선 채 멍하니 창 밖만을 응시하던 재준은 등 뒤에서 인기척을 느꼈지만 끝까지 돌아보지 않았다. 언제부터일까. 재준은 이 방의 주인보다도 더 주인같은 행색을 띄었다. 그럼에도 그 누구 하나 그를 제지하거나 나무라지 못했다. ‘그의 사람’ 이라는 것을 다들 암묵적으로 인지했기 때문이었다. 재준은 생각했다. 그를 마주한...
안녕하세요. HUGO. 입니다. 곧 다시 시작되는 학기 생활로 인하여 휴재를 알리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믿고 기다려주신 구독자분들 항상 감사드리고, 간간히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기다려주세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
Ep 21. 주먹을 꽉 쥔 현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눈 앞에서 벌어진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가 무사하기만을 빌었던 제 바램은 이루어짐이 분명했으나, 이 넓은 나라를 군림하고 있는 자의 바로 측근에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문득 얼마 전 새벽녘에 보았던 황제의 모습을 떠올린 현의 표정이 점차 일그러졌다. 그러고는 이내 독기 서린 ...
Ep 20. 탄신일 연회는 이른 오전부터 시작되었다. 각국에서 축하를 기리기 위한 무대를 선보일 수 많은 예인단(藝人團)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준비 중이었다. 재준은 축제 거리와는 사뭇 다른 웅장한 집합체를 보며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확실히 황제는 다르구나. 자신을 마지못해 황궁에 데려온 듯한 낌새를 끝까지 떨치지 못하던 류호는 여기저기서 불러대는 호출...
Ep 19. ‘ 내가 기거하는 별채에서 술 한 잔 하며 말벗이 되어준다면 아는 것 모두 얘기해주겠네. ’ 재준의 행방을 알 수 있다는 기대에 현은 순순히 사내의 거처로 이동했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그는 현을 처음 마주한 순간부터 웃음기 어린 표정을 거두지 않았다. 그 모습이 아니꼬워 현의 얼굴은 사내의 얼굴과는 달리 내내 굳어있었다. 사내의 별채는 현이 ...
Ep 18. “ 헉... 헉... ” 류호가 궁을 비운 사이, 재준은 이때다 싶어 방 안에서 열심히 체력을 단련하는 중이었다. 방 안에 갇혀있다고 해서 사육만 당할 수는 없지. 언제 또 힘을 써야하는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땀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 바닥에 깔린 양탄자를 적실 정도로 온 몸이 흠뻑 젖은 재준은 젖 먹던 힘까지 짜내 마지막 백 개를 속으로 외치...
Ep 17. “ 저하..!! 이현!!!!!! ” 마주 오는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히고, 다리에 걸려 넘어질 뻔하면서도 재준은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마음 같아서는 그를 잡기 위해 무작정 달리고 싶었으나 축제 날 밤에 길거리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답답함에 눈물이 밀려들었다. 조금만 손을 뻗으면 너에게 닿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의...
Ep 16. 눈을 질끈 감고 있는 재준의 목덜미에 미끈거리고 차가운 무언가가 닿았다. 숨통이 조이는 걸 예상했던 재준은 의아함에 슬며시 눈을 떴다. 저보다 키가 큰 류호가 고개를 기울여 진지한 눈빛으로 뭔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간질간질. 목께를 간지럽히는 그의 손 끝에서 알싸한 약초 냄새가 났다. 류호는 재준이 전에 스스로 입힌 상처에 연고를 바르고 있었다...
Ep 15. 우걱우걱. 게걸스럽게 그릇에 담겨 있는 음식들을 모조리 먹어치우는 재준을 류호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다. 그에 아랑곳 않고 기름이 덕지덕지 묻은 손으로 닭다리를 들고 물어 뜯는 그의 모습이 마치 CF의 한 장면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몇 날 며칠을 물 한 모금도 제대로 마시지 못했으니 충분히 걸신 들린 것마냥 먹을 만도 ...
Ep 14. 홍한(紅漢)의 수도인 상원(上願)은 강대국에 걸맞게 웅장함과 화려함의 극치였다. 홍한이 설화국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막강한 나라라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 위상을 눈으로 직접 보았을 때, 몸으로 와닿는 실감은 상상했을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설화국의 수도인 경(璥)은 대부분 단층의 건물들로 이루어져 단아하면서도 본디 성질을 잃지 않...
Ep 12. - 삐, 삐, 삐, 삐 ······. 고요한 병실 안. 세브란스 병원 최상층에 위치한 VIP 병실은 호텔에 1인실 룸처럼 넓고 쾌적하다. 수증기를 뿜어내는 미미한 가습기 소리와 일정하게 울리는 바이탈 기계음 소리만이 병실 안의 정적을 깨고 있었고 그 한 가운데에 있는 침대에는 머리에 붕대를 감고 목 보호대를 한 채 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재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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